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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영화

“우리 모두의 이야기를 말하고 싶었다” ‘흥부’, 또 다른 팩션 사극 탄생


ⓒ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문화뉴스 MHN 이충희 기자] 

어린 시절, 누구나 한 번쯤은 읽어봤을 고전소설. 이러한 고전소설들은 그동안 영화와 드라마로 각색됐다. 

수많은 고전소설 중에서도 ‘흥부전’의 탄생은 조금 색다르게 다가온다. “형제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 모두의 이야기를 말하고 싶었다”라는 조근현 감독의 말은 어떤 의미일까.

영화 ‘흥부: 글로 세상을 바꾼 자’(이하 흥부)는 붓 하나로 조선팔도를 들썩이게 만들던 대중소설의 대가 연흥부가 민심을 위로하는 ‘흥부전’을 집필하게 된 이야기를 그린 사극 드라마다.

‘흥부’는 우리가 알고 있던 흥부와 놀부에 대한 이야기만 담은게 아니다. ‘흥부’의 배경은 과도한 세도정치와 양반들간의 권력 다툼에 백성들의 삶이 피폐해졌던 조선 헌종 14년, 세도정치에 시달리던 농민들이 일으킨 ‘홍경래의 난’으로 헤어진 형 놀부(진구)를 찾기 위해 흥부(정우)는 이름을 알리기 위해 글을 쓰고 훗날 저잣거리를 뜨겁게 달구는 천재 작가가 된다.

흥부는 형의 소식을 알고 있다는 조혁(김주혁)을 만나게 되고 그에게 놀부가 있는 곳을 알고 싶다면 그저 저잣거리를 달굴 글이 아닌 진심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위로할 수 있는 글을 쓰라는 제안을 받는다. 이에 어떤 글을 써야할지 고민하던 흥부는 조혁과 남보다 못한 사이인 형 조항리(정진영)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본격적으로 두 형제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글을 쓰고자 한다.

이후 완성된 ‘흥부전’은 탄생과 동시에 조선 전역으로 퍼져나가며 온 백성들의 사랑을 받는다. 이 사실에 분노한 조항리는 ‘흥부전’을 빌미로 민란군을 처단하고 당파 간 싸움에 힘을 잃은 왕 헌종(정해인)을 시해해 조선을 집어삼키려 한다. 더불어 흥부는 조혁의 뜻을 이어 새로운 세상을 일으킬 또 다른 ‘흥부전’을 쓰게 된다.

‘흥부전’을 집필한 흥부뿐만 아니라 양반이라는 신분에도 빈민가에 머물며 부모 잃은 아이들을 돌보고 백성들의 정신적 지도자로 존경받는 조혁의 모습을 통해 당시 시대상을 보여준다. 특히 ‘흥부전’의 실제 주인공이 극 중 흥부가 아닌 조혁이라는 점이 작품에 흥미를 더한다. 또 ‘흥부전’의 놀부는 실제로 희망을 가진 민란군의 수장으로 활동했고 소설 속 인물의 모티브가 된 조항리는 무시무시한 조선의 야심가였다는 사실도 신선한 충격을 준다.

과거 백성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며 조선 전역에 퍼졌던 고전소설들은 새로운 해석과 실제 인물이 튀어나온 것 같은 배우들의 연기가 더해져 오늘날까지 전해지고 있다. ‘흥부전’은 오늘날 다시 한 번 국민들에게 묵직한 감동과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할 것이다. 오는 14일 개봉. 12세 관람가. 러닝타임은 105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