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반아트리움
[문화뉴스 MHN 김선미 기자] '유리알 유희'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하고 '데미안', '수레바퀴 밑에서', '싯다르타' 등 대표작을 남긴 당대 최고의 문인 헤르만 헤세.
그의 작품은 성장하는 청춘들의 고뇌, 자연에 대한 동경, 인간 내면에 존재하는 양면성의 조화 등을 통해 인간 해방과 자유에 대해 이야기 한다.
ⓒ 노벨문학상 작가 열전 '꺾어진 나무'
"시인 이외에는 아무것도 되지 않겠다"라고 결심하며 문학가로 성공의 길을 시작한 헤세는 사망 일주일 전 마지막 작품으로 '꺾어진 가지' 시 한 편과 수채화 한 점을 남겼다.
문학가인 헤르만 헤세는 어쩌다가 그림을 그리게 된 것일까. 그가 그림을 그리게 된 이유는 세계대전과 관련이 깊다.
평화주의자였던 헤세는 1, 2차 세계대전이라는 역사의 광풍을 겪었다. 그는 "전쟁의 유일한 효용은 바로 사랑은 증오보다, 이해는 분노보다, 평화는 전쟁보다 훨씬 더 고귀하다는 사실을 우리에게 일깨워 주는 것뿐이다"라고 말하며 조국 독일 군국주의가 일으킨 1차 세계대전과 히틀러의 나치즘이 광분하던 2차 세계대전에도 전쟁을 반대했다.
이로 인해 헤세는 배신자, 매국노라는 언론의 집중포화를 받게 되었고 그의 모든 저서는 판매금지와 출판금지 처분을 받게 된다.
조국과 국민들의 비난에 더하여 부친 사망과 부인의 정신분열증, 막내아들까지 중병에 걸리는 최악의 상황으로 헤세는 정신적 어려움에 봉착하게 된다.
ⓒ 호반아트리움 호수골짜기의 풍경 Blick ins seetal, 1930
그는 시골을 찾아 그곳에서 정원을 가꾸며 상처와 정신적 고통을 치료하기 위해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정원에서의 조용한 삶과 그림은 헤세에게 시련을 극복할 힘이 되었고 이후 거주지를 옮길 때마다 정원을 만들며 그 속에서 평화롭게 삶을 꾸려나갔다.
헤세는 주로 산, 강, 풀, 들꽃 그리고 그가 어린 시절부터 들판에 누워 종일 바라보던 구름 등 아름다운 풍경을 수채화로 표현하며 감성을 회복해 나갔고 문학 창작에서 느끼지 못했던 희열과 평안을 느꼈다.
그는 많은 수채화를 남기며 자신의 작품에 직접 삽화를 그리기도 했다. 또한, 친구와 지인들에게 보낼 편지와 엽서에 수채화를 그려넣었다.
ⓒ 호반아트리움 눈 덮인 계곡 Verschneites seetal, 1933
헤세의 그림은 문학만큼이나 전세계적으로 인정받게 되었고 1920년 첫 전시를 시작으로 프랑스, 미국, 스위스, 네덜란드, 이태리, 벨기에, 스페인, 오스트리아, 일본 등에서 여러 차례 수채화 전시가 열렸다.
"예술은 영혼의 언어이며, 내면의 떨림을 표현하고 보존하는 기술" 헤세의 말처럼 그림은 그의 문학작품처럼 따뜻함과 휴식 그리고 치유의 힘을 가지고 있다.
한편, 헤르만 헤세의 그림을 만나볼 수 있는 '헤르만헤세展 : 치유의 그림들' 전시는 호반 아트리움에서 6월 9일까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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