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문화/공연·전시

[문화리뷰] '귀르가즘' 느낀 '더 레드북 언플러그드'

[문화뉴스 MHN 서정준 기자] 뮤지컬 '레드북'이 공연에 앞서 특별한 시간을 마련했다.

지난 24일 오후 마포구에 위치한 톤 스튜디오에서 열린 '더 레드북 언플러그드'는 '로렐라이' 역의 지현준 배우가 진행을 맡아 주연인 '안나'와 '브라운' 역의 배우들 유리아, 아이비, 박은석, 이상이가 참석해 공연에 앞서 주요 넘버들을 소개하고 작품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뮤지컬 '레드북'은 '슬플 때마다 야한 상상을 한다'는 엉뚱하지만 당당한 안나와 고지식한 변호사 청년 브라운이 펼치는 로맨틱 코미디다. 아이비, 유리아, 박은석, 이상이, 지현준, 홍우진, 원종환, 김국희, 윤정열, 안창용, 김승용, 허순미, 정다희, 황두현, 김상균, 이다정, 김우석이 출연한다.

▲ ⓒ네이버 공연전시

이번 '더 레드북 언플러그드'는 네이버 생중계를 통해 본 공연에 앞서 쇼케이스 형태로 열렸다. 뮤지컬의 프레스콜, 쇼케이스 등의 온라인 생중계는 사실 이제 흔해진 상황이다. 지난 22일에도 제2회 한국뮤지컬어워즈가 중계를 했고 이번 1월에만 '캣 조르바', '카라마조프' 등이 전막 공연을 중계하며 관객들에게 선택의 폭을 넓혀줬다.

그러나 이번 '레드북'은 일반적인 쇼케이스와 달리 관객 40명만이 참석했다. 생중계 진행에 필요한 인원들을 모두 더해도 어림잡아 60여명만이 자리할 수 있는 '톤 스튜디오'에서 진행됐기 때문. '톤 스튜디오'는 라이브와 녹음을 함께 진행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춘 국내 최고의 스튜디오로 국카스텐, 언니네 이발관의 음반이 이 스튜디오를 통해 탄생해 음악 애호가에게는 이미 정평이 나있는 스튜디오다.

그래서 이번 미니 콘서트는 최고의 청음 환경을 위해 스튜디오에서 제공되는 헤드폰을 착용한 채 진행됐다. 배우들 역시 헤드폰을 착용한 뒤 '숨소리도 들린다'며 쾌적한 환경에 즐거워했다.

실제 참석해 들어본 결과 '톤 스튜디오'는 뮤지컬 '레드북'과 배우들의 역량을 120% 느낄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이었다. 배우들의 역량이 고스란히 전해지면서도 피아노와 기타, 다른 배우들의 화음 등이 뭉개지지 않고 명확히 들렸다. 평소 노래에선 정평이 난 배우들이었으나 그동안 공연장에서 듣던 사운드가 무척 아쉬워지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 시쳇말로 '귀르가즘(귀+오르가즘의 합성어)'이 느껴진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이번 미니 콘서트는 1막 엔딩곡이자 대표곡 중 하나인 '나는 야한 여자'를 비롯해 '올빼미를 불러', '사랑은 마치', '그대를 기대해요', '신사의 도리', '로렐라이', '참 이상한 여자', '당신도 그래요', '나는 나를 말하는 사람' 등 총 9곡을 선보였다. '신사의 도리'에서는 이상이가 직접 기타를 치고 박은석이 '카주'라는 색다른 악기로 도왔고 '안나'의 솔로곡인 '나는 나를 말하는 사람'에선 아이비와 유리아가 함께 화음을 맞추는 등 이날만 볼 수 있는 모습들도 제공했다.

배우들은 생중계가 끝난 후 자리한 관객들에게 돌아오는 '레드북'을 기대해달라며 마지막으로 인사를 건넸다. 뮤지컬 '레드북'은 오는 2월 6일부터 3월 30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공연된다.

some@mhnew.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