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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공연·전시

[비포선라이즈] "예비스타 넘어 프로배우로 거듭난" 연극 '카포네 트릴로지' H스타 시어터 팀 인터뷰

[문화뉴스 MHN 서정준 기자] 'Before Sunrise', 해돋이가 주는 기운은 늘 고요하면서도 웅장하다. 문화뉴스가 '비포 선라이즈'를 통해 만나는 사람들 역시 붉은 태양처럼 뜨겁게 떠오르고 있는 예술가다. 이들의 예술혼을 앞으로 연재를 통해 독자분들의 온몸에 전하고자 한다.

지난 4일을 끝으로 홍익대 대학로아트센터 소극장에서 공연된 H스타 시어터 '카포네 트릴로지'가 끝을 맺었다.

이번 'H- STAR Theatre'는 지난 5년간 H-스타 페스티벌을 통해 배출된 실력 있는 신예 배우들의 프로 무대 데뷔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으로, 이번 연극 '카포네 트릴로지'는 지난 2월 동숭아트센터에서 공연된 뮤지컬 '거울공주 평강이야기'에 이은 두 번째 무대다. 정규 프로덕션으로 공연 중인 '카포네 트릴로지' 공연 기간 중 총 4주, 12회의 마티네 공연을 열어 신인 배우들에게는 기회의 장을, 관객들에겐 신선한 재미를 전했다.


▲ 2일 '로키' 마지막 공연을 마치고 찍은 단체사진

연극 '카포네 트릴로지'는 에든버러(2014) 프린지 페스티벌에서 매진을 기록하며 전 세계 언론과 관객의 찬사를 받았던 화제작으로, 2015~2016년 한국 공연도 전석 매진을 연이어 기록해 최고의 흥행작으로 자리 잡았다. 또한 사방과 천장이 모두 벽으로 막힌 7평 남짓한 호텔방을 그대로 옮겨온 듯한 리얼한 무대가 주는 극한의 몰입감과 극도로 가까운 무대와 객석간의 거리가 만들어 내는 생동감이 특징인 작품이다. 특히 이번 'H스타 시어터'에서는 '로키'를 본공연과 달리 3명의 여성배우를 기용하는 파격적인 실험을 시도해 주목받았다.

H스타 시어터 팀 9명의 배우들(김소정, 석서현, 김지수, 송영화, 김성민, 김예찬, 한지혜, 조현민, 김연우)은 본공연과 동일한 조건과 환경에서 공연을 올리며 프로 배우로서의 성공적인 첫 발을 내딛었다. 이에 문화뉴스가 '예비스타'를 넘어 '진짜 배우'로 거듭난 그들의 소감을 단독입수한 미공개 사진과 함께 들어봤다.

▲ 배우 김소정

'로키' - 'Lady' 역 김소정(한세대, 2013 H-STAR 뮤지컬 연기상)

"저희가 무척 선배님들이 계셔서 비교대상이 있단 생각에 부담감이 컸어요. 못하면 비교되지 않을까 싶어서요. 부담감이 컸던 것 같아요. 관객도 워낙 가깝고요. '로키'는 또 원래 공연과 달리 여배우 셋이라 특이해서 걱정이 있었는데 다행히 관객들 호응도 크고 눈빛들이 따듯하셔서 긴장이 풀리며 더 재밌게 공연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앞으로는 지원사업 작품, 가족극 등 창작작업을 하고 싶어서 그런 쪽으로 많이 알아보고 있어요. 관객들께서 저희팀 너무 많이 예뻐해주시고, 생각보다 정말 더 예뻐해주셨다고 느껴서 너무 감사했고요. 본공으로도 이런 여성 팀이 올라갈 수 있으면 참 좋을 것 같단 생각이 들었어요."


▲ 배우 석서현(좌), 김지수(우)

'로키' - 'Old man' 역 석서현(단국대, 2016 H-STAR 본선진출)

"연습기간부터 선배들도 함께 연습하셨어요. 그래서 좋은 부분도 있었고 비교되면서 부담스럽기도 했는데 작품의 큰 그림이 있다보니 그 안에서 놀면 돼서 편한 점이 더 많았던 것 같아요. 선배님들과의 비교에 부담은 느끼지만, 저도 배우로서 데뷔를 했으니 선배님들과 다른 저만의 색깔이나 같은 역할을 맡은 다른 성별로서 생각의 차이를 느꼈던 것 같아요. 또 하고 싶어요(웃음). 공연이 총 네 번이라 일주일에 한 번씩 했는데 세 번째 공연이 금요일로 바뀌는 바람에 열흘 정도 지나서 공연하니까 공연하면서도 이게 맞나? 싶기도 했어요. 공연 사이가 길어서 힘들었다는 이야기를 많이 주고받은 것 같아요. 계속 오디션 보고 앞으로도 공연할 테니 제 이름 세 글자 기억해주시고 좋은 배우로 기억에 남고 싶어요. 노력하겠습니다."


▲ 배우 석서현(좌), 김지수(우)

'로키' - 'Young man' 역 김지수(용인대, 2017 H-STAR 본선진출)

"선배님들이랑 하는 거 많이 보면서 언니들 이야기처럼 부담도 있었지만, 저희는 '로키'만 하는데 선배님들께서는 세 에피소드를 다 하시면서도 계속 새로운 아이디어를 가져오시는 걸 봐서 참 좋았어요. 저는 여자 '로키' 팀에서 어떤 매력을 보여줄 수 있을까. 이런 부담이 있었어요. 그런데 선배님들은 배우 개개인의 매력이 더 잘보이더라고요. 그래서 더욱 부딪혀볼 수 있는 자극이 된 것 같아요. 본공연을 포함해서 '카포네 트릴로지' 사랑해주셔서 너무 감사하고 부족한 점 많은 데도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정말 많은 힘이 됐고 감동이었어요. 저를 포함한 아홉 배우들이 더 발전된 모습으로 공연할 테니 기대해주시고 지켜봐주시면 좋겠습니다."


▲ 배우 김성민

'루시퍼' - 'Old man' 역 김성민(한양대, 2016 H-STAR 본선진출)

"개인적으로 다른 친구들은 기성 배우님들과 비교된다고 했지만, 저는 맡은 역이 너무 과분해서 비교한다는 게 사실 어려웠거든요. 그런데 선배님들이 저를 걱정도 많이 해주시고 내적 갈등과 고민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저뿐만 아니라 다른 올드맨 하는 친구들도 관객들에게 저희의 물리적인 나이를 뛰어넘어 믿게 만들 수 있도록 노력했지만, 아직도 부족하단 생각을 하고 있고요. 걱정해주시고 이뻐해주신 선배님들께 감사드립니다. 공연 사이 기간이 길어서 감각이 떨어지기도 했지만 그만큼 이 공연에만 집중했다는 장점도 있던 것 같아요. 공연이 끝나면 무척 허전할 것 같아요. '최연소' 닉 니티였거든요(웃음). 나중엔 '최고령' 닉 니티를 할 수 있을 때까지 오래동안 무대에 서는 배우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또 가끔 너무 어려워서 혼자 갇혀있을 때가 있었는데 동료들이 힘이 됐어요. 함께 공연한 예찬이랑 영화가 힘이 됐고 다른 친구들도 다들 든든하게 의지할 수 있어서 정말 감사하다고 하고 싶어요. 앞으로 차를 타면 꼭 현대자동차로 타겠습니다(웃음)."


▲ 배우 김예찬

'루시퍼' - 'Young man' 역 김예찬(국민대, 2017 H-STAR 본선진출)

"처음에 포스터나 인터넷에서 이름을 보는 선배님들 앞에서 뭘 보여주는 게 창피하고 떨리고 제대로 하겠어? 싶었는데 오히려 그런 선배님들이 앞에서 더 열심히 하시고 이야기해주시고 순수한 예술가의 모습을 가감없이 보여주셔서 그런 태도를 좀 배웠고, 더 용기낼 수 있던 거 같아요. 선배님들이 원하시는 게 저희가 위축되지 않는 거라면 열심히 본분을 다하자. 그래서 시간 지나면서 더 편해졌던 것 같아요. 처음 무대를 딱 올라갔는데 관객들이 너무 가까이라서 알고 있었는데도 심장이 쿵쾅쿵쾅 뛸 정도로 엄청 긴장되는 거에요. 근데 그만큼 관심, 집중받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서 오히려 기회다 싶었고 처음에 눌렸던 감정을 잘 이용해서 갈 수 있던 것 같아요. 같이 한 팀원에 대해서 애착이 크고요. 너무 아쉬운 게 4회 공연뿐이라 아쉽고 이런 기회가 또 찾아온다면 이번에도 최선을 다했지만, 더 열심히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아쉬움이 남습니다."


▲ 배우 송영화

'루시퍼' - 'Lady' 역 송영화(경북대, 2016 H-STAR 본선진출)

"일단 처음에 오디션을 통과한 것 자체가 너무 행복하고 신기했어요. 연습에 대한 기대감이 많았고 제가 정말 잡지나 무대에서 뵙던 선배님들을 보니까 너무 신기한 거에요. 그런데 연습 들어가니까 또 역할 자체가 사랑스럽고 예쁘고 좋아할 수밖에 없는 역이라 그걸 소화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제 성격과 달라서 잘할 수 있을까 걱정했지만, 선배님들 보면서 표현을 어떻게 하면 더 교감하고 사랑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겠다 싶었어요. 또 많이들 잘 챙겨주셨어요. '혜화의 미래는 밝구나' 싶었죠(웃음). 제가 긴장을 많이 하는데 함께하는 오빠들이 워낙 잘해주셨고 올드맨과 부부 역할이라서 관객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느낌을 잘 보이기 위해 노력했던 것 같아요. 앞으로 더 좋은 작품을 많이 하게 돼서 '카포네 트릴로지'가 6연을 올릴 쯤에 'Lady'를 다시 할 수 있게 되면 좋겠어요. 작품을 하면서 배운 것도 너무 많고 행복했어요. 24년 살며 가장 기억에 남는 시간이 되지 않았을까 싶어요."


▲ 배우 김연우

'빈디치' - 'Young man' 역 김연우(한양대, 2016 H-STAR 본선진출)

"우선 H스타 페스티벌이 너무 좋은 것 같아요(웃음). 늘 뒤에서 열심히 서포트해주셔서 좋았고 김태형 연출님이나 선배님들이 연습시간에 자주 찾아와주셔서 격려도 하고 도움도 주셔서 신인들이 하는데도 불구하고 공연이 잘 나올 수 있던 것 같아요. 다들 안 다치고 무사히 공연 끝나서 다행인 것 같고요. 본 공연이 좀 남았으니까 그쪽도 많이 찾아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저희들도 이제 인터넷에 검색하면 배우로 나오니까 차기작 찾아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웃음). 저는 이제 창작집단 LAS에서 '기상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됐어요. '산책하는 침략자'란 작품에서 '쿠루마다'란 의사 역을 맡았는데 그 배역도 'Old Man'과 비슷한 나이대라서 어떻게 표현할지 기대가 돼요. 많이 찾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낮시간이라서 여기까지 오시기 힘들었을텐데 발걸음해주신 관객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하고 싶어요."


▲ 배우 한지혜

'빈디치' - 'Lady' 역 한지혜(극동대, 2014 H-STAR 뮤지컬 연기상)

"선배 배우님들께 작품과 인물에 대해 많은 어드바이스를 받는 기회가 만들어져서 또다른 배움이 되는 과정이었어요. 선배님들의 공연을 보는 것도 정말 많은 도움이 되고 많은 자극도 됐죠. 이 기회를 빌어 너무 감사드립니다. 아직 많이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찾아와주시고 응원해주심에 감사드리며 앞으로 더 좋은 배우로 성장하겠습니다. 아직 정해진 차기작은 없으나 곧 좋은 연기로 다시 돌아올게요. 더욱 성숙되고 깊어진 연기를 하는 배우로 성장하고 싶습니다!"


▲ 배우 조현민

'빈디치' - 'Old man' 역 조현민(서울종합예술실용학교, 2017 H-STAR 본선진출)

"'카포네 트릴로지'는 정말 쉽지않은 작품이였습니다. 무엇보다도 제가 공감할 수 없는 부분들을 과연 어떻게 관객에게 믿게끔 만들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연출님과 동료배우들과 수없이 고민하고 고민했습니다. 그럴 때 선배님들이 연습실에 직접 찾아와 주셔서 조언과 격려를 해주시고 공연도 보러 오셨고 놓치고 있는 점들을 자신의 일 처럼 같이 고민해주셨습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서 이번 공연을 떠나서 이 출발점에서 내가 어떻게 배우의 일을 하면서 나아갈 것인지 조언도 해주셨습니다. 신인배우에게는 너무나 값진 경험이라 생각합니다. 영광이고 감사드립니다. 또 공연이 끝나고 분장을 지우고 공연장을 빠져가는 저에게 인사를 해주시는 관객분들이 계셨습니다. 모든 것이 처음인 저에게는 너무나 놀라운 일이었어요. 소중한 기억 잊지 않겠습니다. 그리고 아직 카포네 트릴로지 공연 끝난게 아니니까 앞으로 남은 '카포네 트릴로지' 본공연도 많이 사랑해주시면 좋겠어요. 이번에 데뷔를 너무 좋은 환경에서 했고 과분한 사랑 받았어요. 그렇기에 다음 작품에 대한 걱정도 사실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걱정이 오히려 저에게 더 자극이 됐고 현장에 계신 연출님, 감독님, 작가님, 선배님들 말씀처럼 겸손하게 성장하는 조현민이 되겠습니다. 감사함 잊지 않는 배우 조현민이 되겠습니다."

한편, 'H-스타 페스티벌'은 2013년 시작돼 공연예술계로의 진로를 희망하는 대학생들의 역량을 키우고 공연 현장 진출의 교두보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공연으로 '신예예술가들의 무대'라는 기획 본연의 의미와 'H-스타 페스티벌'이 추구하는 가능성 있는 신예 개발, 현장 진출의 교두보 역할이 만나 신예 배우들이 공연예술인으로 성장할 수 있는 활로 개척 및 기회를 제공한다. 6회째를 맞는 2018년부터는 '현대차그룹 대학 연극·뮤지컬 페스티벌'로 공식 명칭을 변경하고 새롭게 출발한다. 이를 위해 실내 공연장에서 진행되던 폐막시상식을 상암 '문화비축기지'로 옮겨 프린지 공연, 갈라쇼, 푸드트럭, 플리마켓 등 보다 풍성하고 다채로운 페스티벌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예선 심사는 5월 14일부터 7월 8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며, 연극∙뮤지컬 각 6팀씩 총 12팀을 본선 진출팀으로 선정, 진출팀은 8월 13일부터 대학로 일대 공연장에서 열리는 본선 경연 무대에 오른다. 본선 진출팀에게는 본선 공연을 위한 제작 지원금(각 팀별 연극300만원/뮤지컬 400만원)과 무대 기술(조명, 음향)이 지원되며 단체상과 개인상을 포함하여 총 3,300만원의 상금이 수여된다. 개인상 수상자 전원에게는 해외연수 특전이 주어지며 본선 참가자에게는 본 페스티벌을 통해 배출된 잠재력 있는 청년 공연예술가들의 프로 무대 데뷔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인 'H-STAR 씨어터' 오디션 참여 기회가 주어진다. 오디션은 연말에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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