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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공연·전시

고독과 소외, 동시대적 문제를 신체적 언어로 풀어낸 연극 '투명인간'



[문화뉴스] 2014년 시즌 프로그램의 다섯 번째 작품인 '투명인간'은 서울문화재단 남산예술센터가 '극단 동', '대전예술의전당'과 공동제작을 통해 오는 30일부터 10월 19일까지 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 무대를 통해 볼 수 있다.

작품의 원작인 '투명인간'은 소설가 손홍규의 단편으로 2010년 제34회 이상문학상 수상작이다. 아버지의 생신날 장난으로 시작된 투명인간 놀이가 결국 아버지를 투명인간으로 만들어버린다는 내용으로 가족의 분열과 소외라는 우리 사회의 어두운 부분을 독특하게 드러냈다는 호평을 받았다.

연출과 각색을 맡은 강량원 연출가는 "처음에는 가족이 아버지를 투명인간처럼 대하며 놀이를 시작하는 장면에 키득키득 웃으며 읽었다. 나중에 가족이 화해하는 것으로 결론이 될 것으로 짐작해서였던 것 같다. 그런데 갑자기 아버지가 '내가 진짜 투명인간인가?'하고 자문하는 순간 놀라웠다."며 이 소설을 무대화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강량원은 지난해 '칼집 속의 아버지'를 비롯해 2013년 '올해의 연극 베스트 3'에 선정된 '나는 나의 아내다' 등 연극계에서 화제작을 선보여 왔으며 특히 몸의 움직임을 통해 무대 언어를 풀어내는 그만의 연출 스타일이 정평이 나있다.

강량원이 이끌고 있는 극단 동은 1999년 창단 이후 움직임과 신체 행동에 대한 꾸준한 탐구를 이어오고 있는 극단이다. 지난 1년 동안 '투명인간'을 준비해 오면서 현실과 환상의 아슬아슬한 외줄타기라는 작품에 어울리는 새로운 무대 언어를 구축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무중력 상태와 놀이하는 몸, 마네킹 상태의 몸 등은 물론 무대 위에서 '핸드헬드 기법'(Hand-held Shooting, 휴대용 카메라를 이용해 바짝 붙어 촬영하는 카메라 기법), '투명함'과 같이 지금까지 어떠한 연극에서도 볼 수 없었던 무대 언어를 이번 공연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아버지의 생신 이벤트로 시작된 투명인간 놀이는 결국 가족들이 외면했던 현실과 직면하게 된다. '투명인간'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동시대적인 문제일 수밖에 없는 고독과 소외, 관계의 문제를 증폭시켜 보여준다. 관계의 부재를 말하는 이 시대에서 서로를 바라보면서도 제대로 들여다보지 못하는 한없이 투명한 우리 자신을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

2013년 10월 개최된 아시아·태평양 공연예술센터 연합회(AAPPAC) 대전총회 쇼케이스작으로 시작된 '투명인간'은 대전예술의전당과 남산예술센터가 공동으로 제작에 참여한다. 이번 공동제작은 서울과 대전 지역의 두 극장이 수준 높은 콘텐츠를 함께 발굴하며 동시에 민간 극단에 안정적인 제작 환경을 제공한다는 것에서 좋은 사례가 될 것이다.

'투명인간'은 인터파크, 남산예술센터, 대학로티켓닷컴 예매사이트를 통해 예매할 수 있으며 전석 2만 5천 원, 청소년 및 대학생은 1만 8천 원이다. 관련 문의는 남산예술센터(전화 02)758-2150)를 통해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