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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뉴스

설정 스님 퇴진 "산중으로 돌아가겠다"… 수덕사로 향해

[문화뉴스] 종단 안팎으로 사퇴 압력을 받은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설정 스님이 퇴진했다.

▲21일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설정 스님은 "뜻을 못 이루고, 산중으로 되돌아가야 할 것 같다"고 밝히며 총무원장직을 퇴진했다.

21일 설정 스님은 오후 1시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잘못된 한국 불교를 변화시키기 위해 종단에 나왔지만, 뜻을 못 이루고 산중으로 되돌아가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설정 스님은 약 10개월 만에 총무원장직에서 물러났다.

설정 스님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자신을 둘러싼 의혹들을 부인했다.

설정 스님은 “그런 일이 있다면 이 자리에 나오지 않았다”며 “물론 나를 염려하는 사람들도 많았지만 진실로 나를 보호해야 할, 나를 이 자리에 있게 해준 이들은 그러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앞서 설정 스님은 지난해 제 35대 총무원장으로 취임했다. 이후 선거 과정에서 학력위조, 숨겨둔 은처자 등의 의혹을 받아왔다.

이어 MBC ‘PD수첩’이 설정 스님과 관련된 의혹을 언급하면서 논란은 퍼졌고, 이것이 스님들의 퇴진 요구로 이어졌다.

▲이날 설정 스님은 자신을 둘러싼 의혹들에 대해 부인했다. 설정 스님은 그동안 학력 위조, 숨겨둔 은처자 등에 대한 의혹을 받아왔다.

설정 스님은 “10개월 동안 수많은 언론의 뭇매를 맞고 대중의 불신을 받았다"며 "교권 자주 및 혁신위원회를 만들어서 8월 말까지 결과를 보고 결정하겠다고 했는데도 내몰리면서 이게 조계종의 윤리이고 도덕이냐 많은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총무원장으로서 1994년 개혁을 통해 이루지 못한 것을 이루고 싶었지만 종단을 소수 정치권승들이 철저하게 붕괴시키고 있다"며 종도들의 의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설정 스님은 "불교의 위대한 진리를 스스로 수용하고 국민에게 나눠줘서 희망과 용기와 기쁨을 줄 수 있는 종교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며 내 것을 나누는 사람들이 함께하는 불교개혁이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설정 스님은 기자회견을 마치고 총무원의 종무원들과 마지막 인사를 나눈 후, 차에 타 수덕사로 향했다.

이날 설정 스님의 퇴진은 총무원장 불신임안 승인 여부를 결정하는 원로회의를 하루 앞두고 이뤄졌다. 22일 개최 예정인 원로회의에서 승인함에 따라 설정 스님은 총무원장직에서 해임된다.

▲설정 스님은 이날 기자회견을 마치고, 수덕사로 향했다.

이에 따라 조계종은 총무원장 권한대행 체제로 전환되며, 60일 이내로 총무원장 선거를 치러야 한다.

같은날 조계종은 총무원장 권한대행 진우 스님 명의의 특별담화문을 내 "종단이 처한 혼란스러운 상황 속 종도 여러분께서 가져야 할 가장 중요하고 기본 원칙은 종헌종법 질서에 따른 종단의 안정과 화합"이라고 밝혔다.

이어 조계종은 내부의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한 점 등을 무거운 마음으로 받아들인다며 한국불교와 종단에 대한 변함없는 신뢰와 응원을 부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