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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영화

[문화해설] 올해 최고의 뮤지컬영화 할리데이



※ 문화 해설(解說)은 기사 특성상 '할리데이'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문화뉴스] 대학원을 졸업한 테일러 (한나 아터튼)는 언니 매디 (애나벨 스콜리)의 쵇로 이탈리아 폴리아에 도착한다. 테일러는 매디의 약혼자가 자신과 3년 전 사귀었던 라프 (줄리오 베루티)라는 사실에 놀란다. 테일러와 라프는 매디에게 그 사실을 숨기려고 하며 매디의 결혼 사실을 접한 옛 연인 더그 (그렉 와이즈)는 매디에게 다시 접근합니다.


낙천적인 주크박스 뮤지컬

영화 할리데이는 맥스기와와 다니아 파스퀴니가 공동 감독을 맡은 작품으로 영국의 주크박스 뮤지컬이다. 할리데이의 원제목은 극 중 여섯 번째로 곡인 카트니라 앤 더 웨이브스의 'Walking on sunshine'이지만 한국 개봉명은 영화의 시작을 장식하는 마돈나의 홀리데이에서 따왔다. 두 곡의 제목에서 느낄 수 있듯 햇살이 가득한 휴양지 폴리아에서 벌어지는 해프닝을 담고 있다.

주인공은 영국이지만 영화의 배경은 영국이 아닌 이탈리아 폴리아이다. 영국의 습한 날씨보단 이탈리아 폴리아 해변의 지중해성 기후가 낙천적이며 유쾌한 영화의 분위기에 잘 어울린다.

극 중 케릭터들의 관계는 분명하면서도 전형적이다. 활발하고 외향적인 언니, 소심하고 감정을 노출하지 않는 여동생. 두 자매 사이에서 갈등하는 순수한 남자. 그리고 능글맞은 중년 바람둥이의 구도는 매우 익숙하다. 여동생이 사귀었던 남자가 시간이 흘러 언니와 결혼한다는 설정은 막장 드라마와 비슷하다.


진부한 서사

할리데이의 결말을 추측하는 것은 영화 시작 후 30분만 지나도 어렵지 않다. 50년이 지난 1967년 작 '졸업'을 연상시키는 케케묵으면서도 개연성이 아쉬운 결말을 가져온다는 의미이다. 테일러와 라프의 감정을 다시 확인하기 위한 매개체인 광란의 토마토 축제를 운동회 수준으로 묘사한 것도 설득력이 턱없이 부족하다.

남국의 휴양지를 영화의 배경으로 사용하며 사랑과 결혼을 뮤지컬 형식으로 풀어냈다는 점에서 '맘마미아'를 떠올리게 한다. 하지만 '맘마미아'의 초호화 케스팅인 반면 할리데이의 캐스팅은 무명에 가깝다. 배우들의 낮은 인지도는 영화 흥행에 부정적인 결말을 초래할 수 있다. 게다 여배우들에 비해 남자 배우들의 노래 실력이 부족한 부분도 약점이다.


호불호의 1980년대 팝송

할리데이에 나오는 1980년대 팝송을 얼마나 아느냐에 따라 영화의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때 라이벌이었던 마돈나와 신디 로퍼의 노래들이 등장한다. 결혼 전날 매디와 테일러가 마릴린 먼로를 따라 하며 즐기는 처녀 파티 장면에서는 신디 로퍼의 'Girls just wanna have fun'이 배경음악으로 쓰이며 동시에 라프의 총각파티 에선 듀란듀란의 'The wild boys'가 흘러나온다. 지난 2012년 세상을 떠난 휘트니 휴스턴의 'How will I know' 도 영화의 배경음악으로 삽입된다.

조지 마이클의 첫 번째 솔로 타이틀곡 'Faith'와 왬 시절의 대표곡 'Wake me up before You Go-Go' 이 사용되어 이목을 집중한다. 1980년대 SF 영화계의 큰 획을 그은 '백 투 더 퓨처'의 삽입곡으로 널리 알려진 휴이 루이스 앤 더 뉴스의 'The power of love'는 관객들의 진한 향수를 자극한다.

당당한 매디의 성격을 나타내는 바나나라마의 'Venus'가 나올 때는 의도적으로 관객들이 따라 부르기를 유도한다. 혹시 간주가 나올 때부터 몸이 들썩여지는가? 그렇다면 당신은 이미 40대 안팎의 중년일 것이다. 10월 16일 대개봉



아띠에터 이용선